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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도 비밀투표 하고 싶다”

조회 수 1099 추천 수 0 2010.03.03 22:38:34
시각장애인도 비밀투표 하고 싶다”

투표보조용구 없어 가족들이 대신 행사 빈번
점자공약집 등도 태부족 “선거시작부터 차별”
청각·지체우도 참정권 행사 불편…대책 촉구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김아무개(48)씨는 2008년 7월 서울시교육감 선거를 하러 동네 초등학교에 갔다가 무척 당황했다. 투표소가 1층에 마련돼 있었지만 계단이 있어 휠체어가 들어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겨우 투표를 마칠 수 있었다.

당시 선거관리위원회가 1층 투표소에 계단이나 턱이 있는 경우 임시경사로를 마련하라는 명확한 지침을 내리지 않아 빚어진 일이었다. 김씨는 “투표를 하는 데 정당한 편의를 제공받지 못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고, 인권위는 해당 선관위에 시정권고를 했다.

시각장애인 임아무개(45)씨도 같은 선거에서 불편을 겪었다. 투표소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투표보조용구가 없어, 같이 갔던 가족이 투표를 대신했다. 임씨는 “비밀투표가 원칙인데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비밀투표를 할 수 없다는 것은 인권침해”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냈고, 인권위에서 차별이라는 인정을 받았다.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장애인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투표를 할 수 있도록 정부가 미리 대책을 마련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장애인단체로 구성된 ‘2010지방선거 장애인연대’와 ‘장애인 참정권 확보를 위한 공동행동’은 3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장애인 참정권 보장을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성수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부장은 “장애인들은 선거 시작부터 투표할 때까지 차별을 받는다”고 말했다. 시각장애인의 경우 선거공보가 점자로 된 것이 많지 않아 후보자들의 공약을 제대로 알 수 없고, 선관위 누리집도 접근하기가 힘들다. 시각장애인연합회는 “지난달 19일과 22일 조사를 해보니, 그림과 그래프 등이 없어 시각장애인들의 접근이 ‘우수·양호’한 시·도 선관위 홈페이지는 16곳 가운데 5곳뿐이었다”고 했다.

 

청각장애인들도 마찬가지다. 구민정 한국농아인협회 대리는 “텔레비전 홍보 영상과 각종 연설회, 토론회에서는 수화나 한글 자막이 없어 후보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임수철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정책팀장은 “보건복지가족부와 지방자치단체, 선관위가 협력해 장애 유형과 장애 등급을 감안한 장애인 선거인 명부를 따로 만들어 선거 과정에서 정당한 편의 제공의 수요를 예측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등록 장애인(242만명) 가운데 97%인 235만8000여명이 만 19살 이상의 유권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김세환 중앙선관위 서기관은 “점자 선거공보는 임의규정이라서 강제할 수 없지만 후보자들에게 독려하는 등 장애인들이 불편 없이 선거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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